내 기억 속 어디에도 내가 태어난 곳에 대한 기억은 없었다.
너무 어릴 적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고, 그 이후로 한 번도 그 곳에 가본 적이 없었다.
단지 부모님과 오빠와 언니들의 기억 속에서 주워들은
약방과, 양조장, 구멍가게에 대한 기억들이 마치 내 기억인 양 박혀있었다.
그러나낯설게만 느껴질 것 같던 그 곳의 땅을 밟는 순간
부모님과 오빠와 언니의 기억이 마치 나의 기억인 양
양조장을 지나고, 약방을 들여다보고, 고깃집을 살펴보고, 들판을 바라보고, 하늘을 올려다보았다.
내가 태어난 마을이라는 기억밖에 없던 동네를
이제부터는 좋은추억을 함께기억할 수 있는 곳이 되었다.





200607 / 충청북도 괴산군 장연면 방곡리
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만 있는 동네에서
뒤를 돌아보며 나를 향해 웃어주는 사람들이 있는 동네가 되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