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Your SoonSoo

가을 엽서



늦은 밤, 찬바람이 가을을 몰고 골목길로 달려옵니다.
골목 한 켠으로 휩쓸린 낙엽은 갈 곳을 찾아 이리저리 뒹굴고 있습니다.
어둔 바람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손끝이 차가워옵니다.
당신의 따뜻했던 손을 느끼듯 빈 손을 살며시 쥐어봅니다.
찬바람만 모아진 손아귀에는 허전함만이 가득 고입니다.
손을 펴서 양손바닥을 마주대고 비벼봅니다.
당신의 손을 잡은 듯 따뜻해져옴도 잠시,
밤바람 속에서 몇 걸음 허우적거린 손은 이내 차가워집니다.
당신의 손을 놓친 이후로
가을이면 어김없이 마음보다 먼저 손이 시려옵니다.
가을이 오면 내 차가운 손은 당신의 따뜻했던 손을 그리워합니다.


깊어가는 가을 밤,
당신이 그립습니다.



your SoonSoo


*

2004. 10. 가을과 함께 찾아온 그리움

Nikon Coolpix 570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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