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오후.
향기가 진하게 번지는 하얀꽃 사이로
벌들이 꿀을 모으느라 붕붕거리며 날아다닌다.
이 꽃에서 저꽃으로 부지런한 날개짓에 나의 셔터도 바빠진다.
꿀을 모으느라 정신이 없는 벌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보니
꽃 속에 얼굴을 파묻고 꿀을 쪽쪽 빠는 모습까지 보인다.
발에는 노랗게 꽃가루도 묻어있다.
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나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
고개 한 번 돌려 주질 않는다.
붕붕거리는 날개짓도쉼이 없다.
수많은 벌들 틈에서
몇 마리의 나비가나풀거리며 날아다니다가
꽃송이에 내려앉는다.
그런데 아주 잠깐만 포즈를 취해주고는
다시 팔랑거리며 다른 꽃으로 옮겨앉는다.
비록 곤충일지라도
자기의 일에 푹 빠져있는 모습은 아름답다.
your SoonSoo
*
2004. 06. Nikon Coolpix 250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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